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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단순한 기쁨 中에서

by 류.. 2006. 9. 17.

 

 

 

 

 

 

공동체 식구들이 믿음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서 내게 이렇게 묻는 적이
많았다. "하느님이 뭡니까?" 대개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춥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공동체에 아무 것도 가져오지 못한채 지쳐서
집으로 돌아온 날을 생각해 보시오. 노인들을 위한 집을 마련하느라
하루종일 다락방을 수리하고 돌아오면서 당신은 '신부님 오늘 하루가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지금
하느님이 누구냐고 묻는단 말이지요. 그때 당신이 느꼈던 기쁨을 다른
기쁨과는 너무도 다른 그 기쁨을 잊지 마시오. 신학자들이 지혜의
선물이라 부르는 가장 멋진 선물을 받은 것이니 말이오



지혜란 우리가 현명해져서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오
지혜란 라틴어로 'sapere', 즉 '음미하다' 또는 '맛보다' 라는 뜻 이오
당신은 그 기쁨의 순간에 사랑한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를 맛본 것
입니다. 당신 마음속에서 노래하는 하느님을 만난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의 온갖 신학서적들을 뒤진다 하더라도 하느님에 대한 개념은
가질 수 있겠으나 하느님을 알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형언할 수 없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 기쁨의 감정 아래서 당신은
하느님을 맛본 것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믿음은 사랑과 결코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곧 사랑이기 때문이다.
나는 하느님이 있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다.
하느님을 부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사랑이신
하느님을 믿는다
그 분은 존재 자체가 사랑이며, 그것이 그 분의 본질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자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우리가 또는 그들
스스로 비신자라고 부르는 사람들 간에 근본적인 구분이 없다고 확신한다



'자신을 숭배하는 자'와 '타인과 공감하는 자'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타인의 고통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
과 '타인들을 고통으로 부터 구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며,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간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단순한 기쁨 91p/피에르신부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영원한 사랑과의 영원한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주어진 약간의 시간일 뿐이다.'

 

 

 

*피에르 신부 ; 1912년생.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나 19세에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에 들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항독 레지스탕스로 활동했으며, 전쟁 후에는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1949년 파리 근교에 오두막을 짓고 집 없는 이들과 함께 엠마우스(Emmaus) 공동체를 만들었다

엠마우스 공동체는 전 세계 50개국에 350여 그룹으로 나뉘어져 빈민구호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되었고, 피에르 신부는 '프랑스 인들이 꼽는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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