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다원 안심당"
봉화 청량산 청량사 가는 숲길은 첫 걸음부터 가파르다.
등짝에 흠뻑 땀을 쏟고서야 발걸음과 시선이 멈추이는 곳.
모퉁이 돌아서면 안심당 찻집이 고운 미소짓는다.
천하절경 청량산 청량사 도량 내에 자리한 '안심당'
황토집을 짓고 큰 간판을 달아놓아 시원스럽다.
아름다운 굴뚝도 조화롭고.....
청량산, 청량사, 안심당은 다정한 삼남매 오누이같다.
'청량사 찻집 안심당'에 들어가려면 점점(點點)이 박힌 고목의 나이테를 밟는다.
어쩌면 내 나이보다 많은 어른 나무를 딛고 잠시 마음을 내려 놓아본다...
'안심당' 출입문 벽에 걸린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현판이 찻집 분위기를 한마디로 함축했다.
정말 어떨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안심당은 찻 집 이상의 찻집이다.
'안심당'에 들어서면 정감있는 분위기가 좋다.
한지에 알록달록 그림을 그려만든 등 갓, 시야가 확 트이는 투명유리 위로 올리는 창문
아기자기한 소품, 은은한 다향(茶香), 감미로운 선률~ 등 모든 자리 배치와
소장품은 주지스님이 직접 챙기셨다고 한다.
나무벽 한 켠에 가지런히 꽃혀있는 있는 피리가 눈길을 끈다.
찻집 보살님 왈,
주지스님이 가끔 피리를 부시는데, 바람 결에 들으면 '여기가 극락인가!' ...금방 취해 버리지요"
번쩍 위로 들려 있는 한지바른 전통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바깥세상도 별미(別味)이다.
세심한 배려와 공간배치가 안심당을 찾는
길손이 정말 편하게 머무를 수 있으니, 또 가고 싶다.
벽난로가 함박웃음 웃는다.
한 겨울 눈이 소복히 쌓여 온통 은세계일때, 활활 타는 장작불을 상상해 보라.
안심당은 어디에 눈 길을 주어도 다 편안한 소품이라 세심(洗心)이다.
안심당을 찾는 발 길이 많아 꽉 차면, 밖에 있는 탁(卓)에 앉아...
주위 풍광에 취하면서 한 잔 나누는 차 맛도 일품이다.
청량산은 숲을 품고, 숲은 바람을 품고, 바람은 다향을 품고...
차 한잔 마시면서 안에서 투명 벽면을 통해 바라본 청량산은 짙은 녹음이다.
가히 절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뿐 숨을 헉헉 몰아쉬면서 안심당을 찾아 번뇌를 내려 놓는다.
낙수물 받이로 어울릴 법한 암기왓장에 좋은 싯구를 쓰고 걸어 놓으니...
분위기가 괜찮네요.. 정말 묘용이라....
유리보전에서 내려 본 안심당 지붕과 굴뚝의 조화미에
짙푸른 녹음도 잠시 쉬어 갈 듯 하다.
자연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마음이 스며있는 안심당은 바람도 쉬어가는 아늑함이 있어서 좋다.
안심당 추녀에 달린 등과 풍경은 한 점의 풍경화다.
청아한 풍경소리에 마음 맑히고...차향기에 취하면서...
안심당은 사찰내의 전통 다원(茶園)으로 청량사와 청량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여 숨을 돌리고 삶의 여유를 갖게 하는 넉넉한 공간이다.
또한 대중들에 대한 포교의 장이 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은 대중들이 스님을 만나는 곳이 된다.
더 나아가 여기서 얻어지는 수익금은 중생구제의 한 실천으로
포교사업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
전통다원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은 안팎 곳곳에서 은은한 전통의 멋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모두에게 개방된 산사의 포근한 쉼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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