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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일몰

by 류.. 2005. 12. 28.

 

 

    
    뜨거운 것이 무서워 
    몸속 불꽃을 자해로 
    덩어리째 흘려 흘려 
    어둠 속에 하얀 박꽃으로 피어 있었을 때
    해는 잔인하게 더 붉은 
    얼굴로 떠오르곤 했다.
    해를 바라보는 것으로 
    피가 되면 어쩌나 어쩌나 
    그러나 어차피 내 젊음이 기울어지는 
    해와 같다면 
    왜 한 번도 이쁘게 웃지 못하고 
    안된다는 사랑에 목숨 걸고 
    밤낮을 죄인처럼 숨어 있었나
    해 진 겨울밤은 춥고 아프다
    날마다 젊음은 지는 해 따라
    조금씩 넘어가고
    이제 더는 넘어갈 것 없는 캄캄한 서쪽 하늘
    피 한방울의 등불이 그립다
    -신달자,'겨울일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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