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십대

by 류.. 2005. 10. 15.

 

 

        몰락은 슬프다 새삼스럽다
        슬픔을 위해
        스러져 간 모든 인연과 몰락과 무엇보다
        깊은 슬픔 때문에 한잔

        자정을 넘긴 하현을 바라보네
        추억하는 자의 슬픔, 시리도록 푸르고 쓸쓸한 회한을 보네

        쓸쓸하다는 것
        비로소 맑은 영혼이 되어
        사라져가는 그 아득한 곡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슬픔으로 해서 더 슬퍼지는 몰락의 기운을 느끼는 것
        그것은 마침내 사십대가 되는 것

        그 수상한 하현의 나이
        그 사소한 일상, 몰락의 어수선한 조짐들
        그 아찔한 기울기여
        그 어지럽고도 부끄러운 나이에 시작된
        은밀하고도 마법같은
        아! 불안한 사랑이여

         

         

         

 

                                                                                         Jacqueline du Pré- Kol nidrei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인  (0) 2005.10.19
우리집 은행나무  (0) 2005.10.17
적막한 바닷가  (0) 2005.10.13
당신의 바람  (0) 2005.10.11
비 그친 새벽산에서  (0) 2005.10.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