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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

그리운 서쪽

by 류.. 2004. 11. 6.



 

오늘도 태양은 서쪽으로 간다

이 많은 세월 동안 그 많은 태양들이 서쪽으로만 갔다

달 또한 서쪽으로 다

태양과 같이 지치지 않고 서쪽으로만 갔다

해와 달이 찾아가는 서쪽

어제도 옛날도 서쪽으로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쪽에는 무슨 기찬 세상이 있는지

고무공처럼 튀어 오르던 일출의 동쪽

그 동쪽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서쪽으로 떠가서

황홀한 빛으로 가라앉곤 하였다

사는 일은 그 누구도 서쪽 찾아서 가라앉는 도정일까

아니면 그림자 길게 눕히고

선홍빛 그리움 노 저어가는 조각배처럼

서쪽에 김 서려 있는 꿈과 희망을 찾아

하루도 빼지 않고 만나러 가는가

그리운 세상을 강물처럼 흘려보내는 일로

서쪽은 내 생각 속에서 한 번도 잠들지 않았다

찾아간 日月들을 고스란히 받아 안아

정녕 눈 맞추고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는 것이리라

 

-그리운 서쪽/김종

 

 

 

많은 흘러가는 것 속에 내가 있다

흘러가는 것 속에 내가 있다면, 중심이나 축도 분명 이동하고 있으리라

그러나 어디까지 그건 추축일뿐이고 추측만으로

축의 이동이 어떤 형태로 자리바꿈하는지 점칠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적다

많은 사람들이 앞서서 그렇게 살았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단지 내 자신에 대해서조차

미래도 과거도 말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러니다

그냥 흘러가는 것이라고 정의 하기엔 답이 아닌 줄 알지만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어딘가로 흘러가고 앞으로도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그곳이 어딜까 더는 질문하지 않기로 한다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마지막 가을이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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