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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보문산 행복숲길

by 류.. 2017. 2. 2.



















10.7km(3시간)




      따사로운 햇살에 끌려 나선 외출, 가까운 산을 찾았습니다 어디로 어디까지 간다는 생각없이 그냥 물을 따라 산을 따라 걸었습니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어찌나 맑았는지요 심산 유곡 눈이 녹아 내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이 손에 손을 잡고 있었지요 산은 산끼리 물은 물끼리 나무는 나무끼리 갈대는 갈대끼리 제몸과 비슷한 것들끼리 손을 잡고 내안에 걸어들어왔다가 사라지더군요 밭에는 뽑지 않은 고추대궁이 생명이 없는 몸끼리 손에 손을 잡고 있었구요 보리이랑에는 파릇한 보리가 노을이 붉게 지는 저녁 하늘에는 새들이 마치 저문 하늘로 손을 잡고 건너가는 듯했습니다 얼음이 녹은 수면에 떠오른 오리떼들 ... 세상의 모든 것이 손을 잡고 공유하는 듯한 따사로운 느낌... 그리고 막바지에 접어든 겨울이 먼 하늘 뒤에서 봄바람의 손을 슬며시 잡아끌어내고 있는듯한 느낌, 언땅에서 죽은 나무에서 눈싸인 응달에서 내 마음에서 꼭꼭 숨은 봄을 두레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생각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도 쓸쓸하게도 만드는..

      그런 힘을 가진 악기인 것 같다 바순은..

      이런 곡을 작곡한 Bill Douglas 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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