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오서산의 일물
그대 한 세상 이끌고 가겠느냐
바라보면 살아온 길들 눈물뿐인
초가을 억새밭을 돌고 돌아
물든 저녁바다를 두고
거적 같은 것으로 남아서
가슴의 병을 키우며
흔들리겠느냐 흔들리겠느냐
그대 어깨 위로 물지는 저녁 바다가 보이고
슬픔에 대하여 이렇듯 겸허해지는 것은
삼거리 입석에 기대어
미류나무 사이 멀리 지나가는 완행버스를 보며
내 가슴에 차오르는 밀물의 그리움들로
먼 길 아득하게 저물고
그대 떠난 자리 흔들려 오는
바라보면 그대 눈물뿐인
억새밭을 돌아 날아오르는
그리움의 새떼들로 눈이 부시듯
물지는 저녁바다를 두고
그대 운운히 떠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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