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
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 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같은 욕심은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 골목을 빠져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
박복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당신에게 말 걸기 - 나호열 (0) | 2013.03.12 |
---|---|
물빛 (0) | 2013.02.18 |
성탄 기도 (0) | 2012.12.18 |
때로는 江도 아프다 (0) | 2012.12.07 |
동백꽃 (0) | 2012.12.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