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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명상입니다

by 류.. 2010. 8. 23.

 

 

  

        은행잎에 그대가 물들었습니다
        그대 노란 눈부심으로
        거리를 떠나갑니다
        온 산에도 그대가 물들어갑니다
        산을 내려온 그대 물든 걸음
        사뿐 강물이 받아줍니다
        강물 위에 그대 떠내려갑니다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그대 떠나갑니다
        지금껏 난 흘러가는 그대 붙잡으려 했습니다
        지친 매미 울음처럼 붙잡으려 했습니다
        아아 온 천지에 그대 수없이 물들고 나서야 비로소
        그대 떠내려가는 모습 내게 눈부심이었습니다
        그대 떠나보내야 내 사랑 자란다는 걸 알았습니다
        은행잎 하나에도
        그대 얼굴 물드는 시간입니다
        은행나무처럼 나 이제 그대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그대 노란 눈부심으로 나를 떠나갑니다
        떠나는 그대 눈부신 명상입니다
        잔잔한 강물 같은 명상입니다

         

         

        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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