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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위하여

by 류.. 2010. 4. 26.




저 오월 맑은 햇살 속
강변의 미루나무로 서고 싶다
미풍 한자락에도 연초록 이파리들
반짝반짝, 한량없는 물살로 파닥이며
저렇듯 굽이굽이, 제 세월의 피를 흐르는
강물에 기인 그림자 드리우고 싶다



그러다 그대 이윽고 강둑에 우뚝 나서
윤기 흐르는 머리칼 치렁치렁 날리며
저 강물 끝으로 고개 드는 그대의
두 눈 가득 살아 글썽이는
그 무슨 슬픔 그 무슨 아름다움을 위해서면
그대의 묵묵한 배경이 되어도 좋다



그대의 등 뒤로 돌아가 가만히 서서
나 또한 강끝 저 멀리로 눈 드는
멀쑥한 뼈의 미루나무나 되고 싶다

 

 

 

고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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