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들고
낯선 불안감이 여행의 기쁨을 낳는다
아무리 산해진미라 해도 내가 먹어보지 않고서는 맛을 알 수 없다
여행도 음식과 마찬가지다 정해진 속도대로 오로지 한 방향을 향해서만
가야 하는 만들어진 고속도로 위의 만들어진 삶 그 위에서 정해진 루트대로
따라가는 여행을 통해서는 신선하고 맛있는 낯선 음식을 경험할 수 없다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언제나 루트를 바꾸는 것이 나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심지어 매일 계속되는 조깅에서도 사나흘에 한 번 루트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새로운 길에 대한 갈망과 강박증.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길들. 잘못 들어갔다
다시 나오던 길, 비포장도로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도로도 뭣도 아닌 돌과 흙으로
온통 뒤엉킨 채 차 한 대 달랑 지나갈 폭으로 급경사로 내려앉은 비탈길, 그런 길들의
끝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던 아름다운 풍광, 지도에도 없는 저수지와 길들...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
낯선 길에 대한 불안감은 한 치 앞을 알기 힘든 인간이 가진 본연의 속성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진정한 행복의 발견, 삶의 기쁨이 나온다 왜 그렇잖은가 가끔 우리가 하는 말
“이거 흥미진진한걸?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단 말이야.”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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