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점에서 새로나 온 시집을 들추어 보거나 오래된 이야기 책을 들여다 볼 때 그는 싸구려 주간지 표지모델의 웃음을 사주거나 , 여성지 밀봉페이지를 몰래 뜯어보고는 했다 가만히 기대보거나, 침묵하고 싶어 공원에 가면 그는 어제 밤세워 읽었던 무협지의 모든 권법을 외워대며 나에게 손짓발짓으로 설명해주고는 했다 영웅은 호색이라고 주인공을 따르는 여자들을 침이 마르게 이야기 해주고는 했다 내가 영어 단어를 외우고자 하면 남녀 사이엔 수학공식 풀기나 ,영어단어 외우기가 필요없다고, 우리는 그냥 입이나 쪽쪽 맞추고 살면 된다고 했다 내가 하품을 할 때면 언제나 내 속옷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던 남자 눈 오는 날 집 앞에서 이별을 할 때도 남자는 찔금거리거나 울먹이는 법이 없다고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쓱쓱 문지르다 내 어깨에 기대어 엉엉 울었다 진짜 건달은 가는 여자를 잡는 법이 없다고 했다 헤어진 여자는 생각하는 법이 아니라고 했다 과거 여자는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고 했다 나를 아가씨로 불러주던 그 남자는 생각해 보니 진짜 건달이었다 나는 한 번 쯤 건달과 사랑에 빠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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