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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에는...

by 류.. 2008. 3. 3.

 

 


          누구나 한 번쯤 바라보지 않았으랴   
          누구에게나 해는 지고 내게도 그렇듯   
          지는 해를 안고 언덕을 넘어간다  

          순식간에 결정되어버린 떠남 앞에   
          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향을 피우고 묵념을 올려도   
          내게는 떠난 슬픔보다 남은 슬픔이   
          더 견고해 질 뿐 이 낡은 도시에서는   
          떨어지는 해가 어둠을 남긴다   
           
          산천초목이 먼저 고요히 잠들 때   
          깊이를 알 수 없는 잠 속으로  
          한 번 숨이 끊어지면 깨어나지 않을   
          그것은 실로 엄숙한 침묵   
           
          아쉬움이나 통곡으로도 닿지 못할   
          싸늘하게 식은 욕망을   
          안타깝게도 말해 주지 않는다 그것을   
          누구나 한 번쯤 바라보지 않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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