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바라보지 않았으랴
누구에게나 해는 지고 내게도 그렇듯
지는 해를 안고 언덕을 넘어간다
순식간에 결정되어버린 떠남 앞에
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향을 피우고 묵념을 올려도
내게는 떠난 슬픔보다 남은 슬픔이
더 견고해 질 뿐 이 낡은 도시에서는
떨어지는 해가 어둠을 남긴다
산천초목이 먼저 고요히 잠들 때
깊이를 알 수 없는 잠 속으로
한 번 숨이 끊어지면 깨어나지 않을
그것은 실로 엄숙한 침묵
아쉬움이나 통곡으로도 닿지 못할
싸늘하게 식은 욕망을
안타깝게도 말해 주지 않는다 그것을
누구나 한 번쯤 바라보지 않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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