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새의 선물

by 류.. 2005. 10. 8.

 





고달픈 삶을 벗어난들
더 나은 삶이 있다는 확신은 누구에게도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떠난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

 

누구의 삶에서든 기쁨과 슬픔은 거의 같은 양으로 채워지는 것이므로
이처럼 기쁜 일이 있다는 것은 이만큼의 슬픈 일이 있다는 뜻임을 상기하자.
삶이란 언제나 양면적이다.
그러니 상처받지 않고 평정 속에서 살아가려면 언제나 이면을 보고자 하는
긴장을 잃어서는 안된다.

 

.....

 

 

사랑은 자의적인 것이다 
작은 친절일 뿐인데도 자신의 환심을 사려는 조바심으로 보이고
스쳐가는 눈빛일 뿐인데 자신의 가슴에 운명적 각인을 남기려는 의사표시로 믿게 만드는
어리석은 맹목성이 있다

.....

 

 

사랑이 아무리 집요해도 그것이 스러진 뒤에는
그 자리에 오는 다른 사랑에 의해 배척당한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지는 속성이다 
운명적이었다고 생각해도 사랑이 흔한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을 때
사람들은 사랑에 대한 냉소를 갖게 된다

 

.....

 

그의 집은 멀다.

그를 바래다주고 늦은 밤 자동차 전용도로를

120킬로미터로 달려 돌아올 때의 그 허랑함, 피로, 잡념에의 집중,

불현듯 다시 돌아와 가동되기 시작하는 오래된 외로움......

그것이 나는 좋다.

 

.....

 

 

-은희경의 <새의 선물>중에서-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0) 2005.10.18
텔레비전  (0) 2005.10.18
어쩌면 사랑이란..  (0) 2005.10.07
커피를 마시는 어떤 방법에 대하여  (0) 2005.09.22
아무르 강가에서  (0) 2005.09.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