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音樂

쇼팽...Nocturne in B-flat major, Op. 9, No.1

by 류.. 2005. 2. 15.

Nocturne Op. 9, No.1 in B-flat major

쇼팽 야상곡(Nocturne) 작품 9의 1번

Frdric Franois Chopin (1810∼1849)

Ashkenazy

쇼팽(Frederic Chopin : 1810~1849)의 야상곡 중 가장 유명하고도 대표적인 곡은 작품9의 2번(Nocturne in E-flat major, Op. 9, No.2)"입니다만, 그에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야상곡을 소개드립니다. 바로, "야상곡 작품9의 1번(Nocturne in B-flat major, Op. 9, No.1)"입니다.

야상곡(Nocturne)이 쇼팽의 작품 중에서 차지하는 의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선율이나 화성의 아름다움, 여기 깃든 풍성한 시정과 섬세한 감성 등은 아주 특출한 것이어서 쇼팽 음악의 한 측면을 가장 잘 나타낸 음악 형식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상곡이라는 것 자체가 로맨틱하고 센티멘탈의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쇼팽의 야상곡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더군요. 쇼팽보다 한 살이 적은 같은 시대의 음악가 리스트가 그를 방문했을 때, 리스트가 쇼팽의 야상곡을 자기식으로 변형시켜 연주한 적이 있었답니다. 잠자코 리스트의 연주를 듣기만 하던 쇼팽이 그에게 다가가서는 "내 작품을 내가 칠 수 있게 해주겠어요? 쇼팽만이 쇼팽의 작품에 변화를 줄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합니다.

리스트가 비켜 난 피아노에 쇼팽이 앉는 순간, 마침 나방이 램프 속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불이 꺼졌는데 리스트가 불을 켜려 하자 쇼팽은 "켜지 마시오. 대신 다른 모든 촛불도 꺼 주십시오. 내겐 달빛만으로도 충분하니까"라며 희미한 달빛 아래서 피아노에 영혼을 불어 넣으며 한시간 내내 연주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몰아의 경지에서 경청하다 눈물이 가득 찬 리스트는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피아노의 시인이며, 나는 하찮은 어릿광대였소"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서라도 쇼팽의 피아노 음악이 그만큼 듣는 이에게 주는 감동이 크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서양 음악사를 통털어 봐도 쇼팽만큼 피아노를 사랑했고 피아노를 위해 죽어간 작곡가는 없다고 하지요.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파리에서 죽기까지 그가 살다 간 39년의 짧은 생애는 피아노와 함께 피고 진 '슬프도록 아름다운' 생애였습니다. 앞에서 제가 소개드렸던 아름답기 그지없는 작품을 비롯 그가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전에 쓴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과 파리로 진출하여 죠르주 상드를 알고 나서부터 작곡된 무수한 피아노 소품곡들은 모두가 그때그때의 쇼팽의 삶이 반영된 주옥같은 작품들이었습니다.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서서 활짝 꽃핀 피아노 소품의 작곡 경향은 슈만과 쇼팽에 의하여 완전히 무르익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이러한 결실이 있게 되기까지는 이미 베토벤이나 슈베르트, 멘델스존 같은 위대한 선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긴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쇼팽에 의하여 그 모습이 확실하게 자리잡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평가됩니다. 고전주의가 끝나고 낭만주의가 시작된 이 시기의 서양 음악사적 의미는 '피아노의 시인, 피아노의 영혼'이라고 부르는 쇼팽의 일생과 결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로도 비추어 볼 수 있습니다.

피아노가 건반악기임에는 틀림없지만, 기본적으로는 타악기 같은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는데도 쇼팽이 남긴 많은 피아노 작품들은 하나 같이 이러한 연주상의 한계를 뛰어 넘어 피아노 연주를 시을 읊 듯, 노래를 부르 듯 또다른 차원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그의 피아노 음악은 극치의 경지에까지 도달한 독특한 매력이 바로 가치입니다. 이러한 그의 천재성은 오직 그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선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너무도 잘 알고 계시는 "야상곡 작품9의 2번(Nocturne in E-flat major, Op. 9, No.2)"은 쇼팽의 야상곡을 대표할 만큼 많이 연주되고,(저도 Jazz Version으로 올렸을만큼) 그만큼 또 사랑 받는 센티멘탈한 곡으로 감미로움이 넘치는 곡입니다.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편곡이 되어 통속화되면서, 이 음악은 현재도 모든 장르의 뮤지션이 어떠한 악기도 막론하고 편곡하여 연주하기를 좋아하는 최고의 레퍼터리가 되어 있지요.

쇼팽은 일생을 거의 피아노곡 작곡에 전념했습니다. 예외로 6개의 관현악곡, 3개의 소나타 역시 대단한 빛을 발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녹턴을 비롯하여 즉흥곡, 마주르카, 왈츠, 폴로네이즈 등은 쇼팽이 새롭게 개척한 피아노곡 형식이었습니다.

새로움이 가득한 그의 곡들을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정교함과 치밀한 악상을 독창적으로 사용하면서도 무엇보다도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피아노 예술로 창조해 낸 쇼팽은 그의 시대에서 이미 서양음악사에서의 위대한 대선배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완전히 독자적인 새 지평을 열면서 음악의 세계에 군림하기 시작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감상하시는 바로 이 곡 "야상곡 작품9의 1번(Nocturne in B-flat major, Op. 9, No.1)"도 단순하지만 감미로운 선율의 매력이 결코 2번에 뒤지지 않아서 설레임이 있는 곡입니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쇼팽의 피아노 음악을 들을 때마다 걷잡을 수 없는 격정에 휩쌓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스스로 피아노에 몰입하여 무아의 경지에서 연주하고 있는 쇼팽의 곁에서 그 위대하면서도 안타까운 천재의 연주를 감상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당신도 쇼팽과 함께 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그의 음악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십시요....... 이 야상곡 1번을 충분히 감상하신 후에는 다시 쇼팽의 불타던 청춘과 애틋한 사랑이 깃들어 있는 "피아노협주곡 1번 2악장 '로망스-라르게토'"를 다시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을 비우고 피아노 선율에만 몸을 맡기시면 어느새 그가 여러분 곁에 다가 와 있을 것입니다

 

Vladimir Davidovich Ashkenazy(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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