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音樂

Ensemble Planeta / PONY CANYON

by 류.. 2005. 1. 1.

  Ensemble Planeta / Canon in D-dur

 


01. Maiden's Lament -Konzert fur Cembalo und Streicher f-moll BWV.1056-(J.S.Bach) 02. Ash Grove (traditional) 03. Solveigs Sang (E.H.Grieg) 04. Ave Maria (G.Caccini) 05. Le violette (A.Scarlatti) 06. The Last Rose of Summer (traditional) 07. Lascia ch'io pianga (G.F.Handel) 08. Ave verum corpus K.618 (W.A.Mozart) 09. Early one Morning (traditional) 10. Zion die Wachter singen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BWV.140~(J.S.Bach) 11. Color is the Sky (N. Kakiage)
천상의 목소리를 자랑하는 4인조 일본 여성보컬아카펠라그룹입니다.

<처녀의 슬픔>

 

클래식 음악의 악곡들이 한정적이라고 말하면 눈이 휘둥그래질 만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는 곡도 그리 많지 않고 끝도 없이 들어보지 못한 음악들만 계속 나온다고 생각해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 전문가들은 자주 연주되거나 주로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들은 겨우 1백여곡 안팎이며 클래식CD도 약 5백여장 정도만 모으면 대개는 없는 음악이 없을 정도로 웬만한 클래식 음악들은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클래식 음악의 역사는 지극히 짧은 편이어서 음악의 아버지로 명명되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 이래로 4백년밖엔 안 되었고, 그나마 대표적인 작곡가 몇 명 정도만 충실히 섭렵하면 아는 체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표면적인 눈으로 들여다보면 그렇게 보이겠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곡들을 지나서 잘 연주되거나 자주 들려오는 빈도와 상관없이 음악은 끝없이 펼쳐져 있다. 또 늘상 연주되고 들려오는 곡들이라도 새로운 해석들은 끊임없이 발견되며 색다른 연주자들에 의해 과거의 통념들은 부서진다.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 어느 누구에 의해 발견되느냐에 따라 클래식 음악은 전혀 다른 옷차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동안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작품이 연주되었을 때 느끼는 ‘새로움’이란 것이 있고, 이미 연주된 곡들에 대한 전형적인 연주의 틀을 깨고 태어난 ‘새로움’도 있는 것이다. 일본의 여성 4인조 아카펠라 그룹인 앙상블 플라네타의 두 번째 신작 앨범 ‘처녀의 슬픔’(Maiden’s Lament)은 바로 이러한 후자의 ‘새로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제5번 2악장의 선율에 붙인 L. 홉데이의 가사는 이미 스윙글 싱어즈가 불러서 히트된 노래이지만 앙상블 플라네타는 색다른 뉘앙스로 다시 접근했다. 보다 성악적인 느낌이 드는 화음의 변주는 풋풋한 풀 향기처럼 낯이 설다. 플라네타의 목소리는 이미 남성 위주의 아 카펠라 그룹이 갖고 있는 매력과 달리 독자적인 목소리 장르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더 클래시컬하다. 바흐의 작품 ‘처녀의 슬픔’을 앨범 타이틀로 한 것도 이러한 클래식의 영역의 위력을 더 반영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처녀의 슬픔’(Maiden’s Lament) 속에 암시된 21세기 여성보컬의 향방에 대한 문제의식도 이 앨범 기획자는 포함시키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된 목소리와 음악이 갖고 있는 한계에 대한 이상적인 색깔찾기의 하나로 보면 된다. 21세기에는 새로운 음악이 등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 생각이 제목을 그렇게 정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버일까.

하지만 그것이 지나친 망상이 아니란 것은 세 번째 트랙쯤 와서 증명된다. 너무나도 유명한 ‘솔베이그의 노래’(Solveig’s Song)에서 이 여성 4인조는 마냥 목소리의 즐거움에만 취해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군데군데 섞여 있는 웨일즈 민요나 아일랜드 민요, 잉글랜드 민요 등이 노래의 아름다움을 한껏 표현케 하고 있지만, 적어도 ‘솔베이그의 노래’가 주는 메시지만큼은 플라네타의 ‘시대성’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앨범을 기획한 프로듀서에 대한 의식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시 겐치로는 엘비스 코스텔로, 팝 그룹 등의 초기 뉴웨이브 음악을 담당한 후 라디오 매체를 담아내면서 일본 내에서 마돈나의 ‘Like A Virgin’등의 싱글 히트를 견인했다. 이후 후루사와 이와오, 가코 다카시, The Eccentric Opera, 샹샹 타이푼, 호소노 하루오미, 곤치치 등의 제작과 홍보를 담당했다. 현재 독립하여 프로듀싱 일과 함께 자신의 레이블인 Toera를 통해 HaLo, Quipu, 가노카오리, 우에노 요코의 솔로 프로젝트인 Asterisk 등을 발매했다. 이밖에도 ‘하얀 개와 왈츠를’과 같은 영화음악 제작에도 참여했다. 기본적으로 음악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매력적인 아티스트와 함께 ‘Something New’를 목표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세대를 뛰어넘어 영향력을 갖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제작하기 원하며,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네 번째 트랙에 들어 있는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에서 플라네타는 매우 정교하고 명확한 목소리로 지금까지 성악가들에 의해 불려진 노래와 다른 차원의 호흡을 들려준다. 천사와도 같이 순결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아베 마리아’는 익히 알려져 있는 곡임에도 마치 새로운 곡과 만나 인사하는 것 같다. 이와 같은 류로 7번째 트랙에 있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나 8번째 트랙의 모차르트 종교곡 ‘아베 베룸 코르푸스’ 역시 마찬가지다.

플라네타는 10번째 트랙에서 바흐의 칸타타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BWV.140을 노래한다. 첫 곡과 같이 바흐의 작품으로 배치한 것은 이 앨범의 구도를 보다 더 명확하게 해준다. 마지막 트랙인 11번째는 가키아게 나호코의 ‘Color is the Sky’. 나호코는 이 앨범의 편곡자다.

앙상블 플라네타의 멤버는 모두 4명(다테이시 레이, 도마루 하나에, 이케시로 요시코, 다카하시 미치코)으로 일본과 외국의 명문 음대 성악 전공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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