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音樂

Orfeu Negro...Manha De Carnaval

by 류.. 2007. 1. 21.

흑인 오르페 (Orfeu Negro, 1959)

감독 : 마르셀 카뮈 (Marcel Camus)
출연 : 브레노 멜로(Breno Mello - Orfeo)
마르페사 도운 (Marpessa Dawn - Eurydice)
아데마르 다 실바 (Ademar Da Silva - Death)
Lea Garcia - Serafina
Alexandro Constantino - Hermes
Waldemar De Souza - Chico
Jorge Dos Santos - Benedito
Aurino Cassiano - Zeca
원작 : 비니키우스 데 모라에스(Vinicius De Moraes)
각본 : 마르셀 카뮈/자크 비오
제작 : 사샤 고딘
음악 : 루이즈 본파 / 안토니오 카를로스 요빔
촬영 : 장 부르공
국가 : 브라질 / 이탈리아 / 프랑스
상영시간 : 100 분

사랑은 언제나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 맑은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비가 쏟아지듯이 순탄했던 사랑도 돌연히 파국의 위기에 직면할 때가 있다. 사랑에는 반드시 곡절이 따른다. 사람을 편안하게 놔두지 않는다. 사랑은 괴기 위해 흘러간다. 그러나 일단 괸 뒤엔 더욱 찬란하게 소용돌이치기 위해 나래를 접는다. 그것은 썩어서 열매를 맺는 밀알의 탄생과도 같다.

사람에겐 저마다 사랑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다. 그래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애인으로서 떠받들어지기를 소망한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나르시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평등하지가 않다. 한 쪽이 좋아한다고 상대방도 반드시 좋아해주리란 보장이 없는 것이 인간의 사랑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선망받는 상대와 소외된 자가 있게 마련이다. 사랑을 보는 눈금이 각기 다른 까닭이다.이같은 사랑과 미움의 감정은 곧 질투로 타오르게 하는 불씨가 된다. 1950년대 말 우리나라에 공개되어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마르셀 카뮈의 "흑인 오르페"는 질투받는 사랑의 파국을 그린 전형적인 연애 비극이다.

딴 여자(유리디스)를 사랑하는 오르페를 약혼녀(미라)의 행위에서 엿보게 되는 것은 동물적인 독점욕이다. 거기에는 이기주의는 있어도 진실한 사랑에 전제되어야 할 자기 희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베이커 같은 사람은 질투에 대해 "가장 비열하고 사악한 감정이며 이는 악마적인 속성"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서에서는 질투를 "무덤처럼 잔인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검은 연인들의 카니발


멀리 안개낀 섬을 따라 한가롭게 떠 있는 흰 돛단배와 성냥갑 같은 집들, 브라질의 미항 리우 데 자네이루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 흑인 부락은 이날따라 들뜬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정렬적인 브라질 축제 카니발의 전야제가 열리는 항구가 눈 앞에 펼쳐지는 리우데자네이루 언덕에 자리잡은 한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은 가장 무도회 의상을 만드는 데 한창 바쁘다.

젊은 처녀들은 새옷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고 소년들은 연을 만들어 날리느라 신명이 났다. 우물가에 모여든 여자들은 온통 축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내일이 바로 모든 사람이 기다리는 카니발이기 때문이다.

이 마을에 사는 오르페(부레노 멜로)는 시내 전차 운전사인데, 오르페는 노래를 잘 불러 그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소년들이 몰려 들고 주위가 조용해질만큼 인기가 있었다. 이런 축제의 분위기 속의 오르페가 살고 있는 이곳에 유리디스(마르페사 던)가 카니발을 구경하러 사촌 세라피나(레아 가르시아)를 찾아온다.

유리디스는 어디선가 들려 오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에 이끌리어 찾아 가보니, 석양의 언덕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낮에 전차에서 만난 일이 있는 전차 운전사 오르페였던 것이다.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간에 가슴이 뭉클해오는 연정을 느낀다. 카니발의 전야제가 벌어진 그 날, 그들은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흥겹게 삼바춤울 추었다. 그런데 오르페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해골 가면을 쓴 정체 불명의 사나이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겁에 질려 도망가던 유리디스는 그만 실신하고 만다. 뒤늦게 찾아나선 오르페가 그녀를 발견하고 자기 집에 데려다가 하룻밤을 재운다.

기다리던 카니발의 날. 거리는 온통 인파로 덮이고 갖가지 모습으로 변장한 가면들이 축제의 광장을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유리디스도 사촌 언니의 옷을 빌어입고 열광적인 춤판에 끼어들었다.

깊어가는 밤, 반복적이고 점차 격렬해지는 축제 음악과 함께 두 남녀의 운명은 점차 꼬여간다. 오르페와 어울려 신나게 돌아가는 유리디스 앞에 둘의 관계를 눈치챈 오르페의 약혼녀 미라(루르테스 데 올리베이라)가 덤벼들었다. 봉변을 피해 달아나는 유리디스를 이번에는 해골의 가면을 쓴 사나이가 뒤따랐다.

쫓기던 유리디스는 급한 김에 눈앞의 전차 차고로 뛰어든다.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막다른 통로. 그녀가 천장의 난간으로 올라가기 위해 막 고압선을 잡는 순간, 유리디스를 찾아나선 오르페가 그만 전기 스위치를 누르고 만다. 섬광과 함께 맥없이 떨어지는 유리디스. 오르페는 죽은 그녀를 안고 심야의 거리로 나간다.

이미 싸늘히 식어버린 시체를 병원 안치실에 누이고 무당집으로 찾아간 오르페는 노파의 무술(巫術)을 빌어 유리디스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제정신이 아닌 오르페는 감격한다. 날이 새자 연모의 정에 못이겨 오르페는 그녀의 시체를 안고 마을로 돌아왔다. 걷잡을 수 없는 질투로 이성을 잃고 오르페의 집에 불을 지른 미라가 무녀들과 함께 그에게 돌팔매질을 해왔다. 돌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는 오르페. 결국 그는 유리디스를 안은 채 벼랑으로 떨어진다.

바닷가 열대 식물 위에 시든 꽃처럼 포개진 두 개의 시체. 그 부각(俯角)의 화면에 아침 놀이 타는 듯하다. 다음 날 소년들은 지난 일은 까마득히 잊은 듯이 오르페가 두고 간 기타 반주에 맞추 천진스레 춤을 춘다. 오르페는 갔지만 리오의 태양은 여전히 바닷가 가난한 흑인 마을에 떠오르고 있었다. 

라스트 신, 그 영원한 송가(頌歌)


아름다운 항구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와 열광적인 사육제를 배경으로 브라질 작가 비니시우스 데모라에스가 고대 희랍 신화를 비극적인 남녀 간의 사랑으로 현실감 있게 그려낸 이 영화는 어두우면서도 비극적인 영화로 그리스 신화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삼바 리듬과 리오데자네이로의 화려하고 몽환적인 축제, 겉으로 보기에는 남아메리카의 정렬적인 삶과 여유를 잘 표현한 영화이지만 깊이 살펴보면 현대적인 물질 문명에 휩싸이지 않고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원시적인 혈통 흔적도 살필 수 있다.

1959년 제1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제3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 영화상을 각각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영화 만년필론"을 내세워 주목을 끌었던 세계적인 영화 이론가 알렉상드르 아스트록의 조감독 마르셀 카뮈에 의해 브라질 현지 배우를 기용하여 만든 수준 높은 시네마다.

특히 카니발과 전차 차고의 추적, 역두(驛頭)의 시그널 등 시퀀스에서 위기감 조성에 효과를 거둔 붉은조명은 화면의 색채를 몽환적인 밀도로 창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남미 특유의 민속 음악과 삼바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루이스 본퍼가 작곡한 주제가 역시 검은 연인들의 사랑과 질투의 갈등을 표출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한 여자의 질투가 빚어낸 사랑의 파국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흑인 오르페"는 환상적인 영상 처리로 인해 오히려 보는 이들에게 깊은 상처로 와 닿는 절실함이 있었다. 영화 내내 영화 전편에 걸쳐흐르는 종잡을 수 없는 암울한 분위기와 사람(오르페)은 죽어도 그 노래는 남아 전해지는 라스트 신의 암시처럼 이 영화 "흑인 오르페"야말로 영원한 사랑의 윤회(輪廻), 인간이 갈망하는 구원의 송가(頌歌)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중에서 여인은 죽고 축제가 끝난 거리에는 꽃이 널려져 있는 장면이 있는데, 이 꽃이 백일초이다. 그래서인지 백일초에는 "죽은 친구를 슬퍼하다",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다"라는 꽃말이 있다. 지금도 리오의 카니발에서는 백일초를 춤추는 사람을 향해서 던지기 때문에 축제 때는 거리가 온통 이 꽃으로 파묻힐 정도라고 한다.

 

 

영화 "흑인 오르페"는 영화 못지 않게 영화음악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음악은 브라질음악을 처음으로 서구에 알린 역사적인 명반이다. "보사노바의 성전(聖典)"으로 추앙 받는 사운드트랙에는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1927~94). 루이즈 본파(1922~2002). 조앙 지우베르투가 참여했는데, 이들은 1960년대 초반 세계를 보사노바 열풍으로 이끌었던 장본인들이자 브라질음악을 세계화시킨 1세대다. 

브라질은 양.질 모든 면에서 음악강국이다. 브라질 현대음악의 뿌리가 된 "쇼루"를 비롯해, 삼바.보사노바.람바다, 그리고 아마존강 유역의 원주민음악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브라질음악을 이해하는 데 있어 또 하나 중요한 건 브라질 북동부의 바이아주(州)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대다수 흑인 노예들이 뿌리를 내린 이 지역은 "브라질의 아프리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다. 바이아의 원초적인 아프리카 계열의 리듬은 지금까지 브라질음악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싱어 송 라이터이자 시인.영화제작자.사회운동가로 활동 중인 카이타누 벨로주는 42년 그 바이아주에서 태어났다. 대학생 시절 군부독재가 시작되자 그는 노래를 통해 항거하기 시작했다. 군부에 대한 야유와 조롱이 담긴 그의 노래 "트로피칼리아"는 브라질 민주화세대의 찬가가 됐고, 벨로주는 곧 투옥 당한 뒤 영국으로 추방됐다. 이후 각 나라의 여러 음악을 두루 섭렵한 벨로주는 그에 걸맞은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거듭해 왔다. 그의 이런 행보는 "브라질 대중문화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극찬으로 이어졌다.

99년에 영화와 함께 리메이크된 "오르페"(워너 클래식)의 사운드트랙에는 기존의 곡들과 벨로주가 새롭게 만든 곡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포스트 보사노바 세대의 선두주자인 그가 고전의 재해석을 통해 선배 뮤지션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첫곡 "우 엔레두 지 오르페우(오르페의 줄거리)"는 삼바스쿨 뮤지션들의 웅장하면서도 원초적인 타악기연주, 카바킹유(4현 작은 기타)를 비롯한 전통악기들의 어울림, 여기에 뜀박질을 하듯 숨가쁘게 쏟아지는 포르투갈어 랩을 통해 오르페가 완전히 새롭게 부활했음을 선언한다. 예쁘장하고 아기자기한 카바킹유 연주를 바탕으로 흐르는 "칸치쿠 아 나투레자 프리마베라(봄을 찬양하며)"는 무척 낭만적인 노래로, 모든 것이 잘 될 것만 같은 희망을 전한다.

이어지는 불후의 명곡 "Manha de Carnaval(카니발의 아침)"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오르페와 에우리디케의 사랑을 암시하듯 서글프게 흐른다. 이 노래와 함께 또 하나의 명곡인 " Felicidade(행복)", 벨로주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일품인 "시 토도스 포셍 이과이스 아 보세(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같다면)"도 빼놓을 수 없다. 브라질음악의 매력과 벨로주의 저력이 공존하는 음반이다.



 



 

흑인 오르페 OST

1. Gnrique
2. Felicidade(it can play)
3. Frevo
4. O Nosso Amor
5. O Nosso Amor (Tambouring and Accordian)
6. Manha de Carnaval (Morning of the Carnival)
7. Scene du Lever du Soleil
8. Manha de Carnaval (Morning of the Carnival)
9. Scenes de la Macumbe
10. O Nosso Amor
11. Manha de Carnaval (Morning of the Carnival)
12. Samba de Orfeu
13. Batterie de Cappela
14. Bola Sete Medley
(Manha de Carnaval/A Felicidade/Samba de Orfeo)

 

 



Manha De Carnaval
Luiz Bonfa - Antonio Maria

Manha De Carnival Manha Tao Bonita Manha
Ee Um Dia Feliz Que Chegou
O Sol, O Ceu Surgiu E Em Cada
Cor Brilhou Voltou O Sonho Entao

Ao Coracao Depois De Este Dia
Feliz Nao Sei Se Outro Dia
Vera Em Nossa Manha Tao
Bela Fimal Manha De Carnaval
Canta Ao Meu Coracao
Alegria Voltou Tao Feliz A Manha
Desse Amor

카니발의 아침 아침, 너무나 아름다운 아침
다가왔던 행복한 날 태양과 하늘이
높이 솟았고 그것은 모든 현란한 색채로 빛을 내지
희망(꿈)이 가슴 속에 다시 파고들었지

이러한 행복한 날 뒤에
나는 또 다른 이를 그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우리의 아침에 오, 너무나 아름다운 끝
카니발의 아침 내 마음에 노래가...
행복은 되돌아왔어 오, 너무나 행복한 사랑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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