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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논산, 강경천

by 류.. 2016. 4. 25.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젓갈을 사러 강경에 갔다가 잠시 물가에 내려갔는데..

                 금강 하구에서 수문을 개방했는지 물이 많이 빠져있었고.. 물색 또한 입질을 

                 기대하기엔 너무 탁한 상태였다. 옥녀봉 밑 합수지점에서 애기배스 몇 마리를

                 잡았으나 지독한 미세먼지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서 로드를 접었다

                 물 빠진 연안 돌틈 사이에서 아이들이 맨손으로 자라를 잡는걸 봤는데.. 잠깐

                 사이에 손바닥만한 자리를 10 여마리나 잡아내는걸 보고 놀랐다

                 자라의 개체수가 배스보다 월등히 많은건지, 나의 낚시실력이 형편없는건지...

                

                






어머니는 입버릇처럼 식구들 몰래 내게만

이불 속에 칠백만원을 넣어두셨다 하셨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이불 속에 꿰매두었다는 칠백만원이 생각났지

어머니는 돈을 늘 어딘가에 꿰매놓았지

대학 등록금도 속곳에 꿰매고

시골에서 올라왔지

수명이 다한 형광등 불빛이 깜빡거리는 자취방에서

어머니는 꿰맨 속곳의 실을 풀면서

제대로 된 자식이 없다고 우셨지

어머니 기일에

이젠 내가 이불에 꿰매놓은 칠백만원 얘기를

식구들에게 하며 운다네

어디로 갔을까 어머니가 이불 속에 꿰매놓은 칠백만원

내 사십 줄의 마지막에

장가 밑천으로 어머니가 숨겨놓은 내 칠백만원

시골집 장롱을 다 뒤져도 나오지 않는

이불 속에서 슬프게 칙칙해져갈 만원짜리 칠백장



- 문인들이 선정한 지난해 최고의 시

박형준 시인의 '칠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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