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남해, 금산 & 다랭이마을

by 류.. 2016. 11. 4.






































    

                  남해 금산은 이전에도 서너 번 오른 적이 있었으나 이렇게 맑고 선명한 남해를 만난 적은 없었다

                과거 내가 봤던 그 남해와 같은 바다인지 의심이 생길 정도.. 보리암에 오르자고 해준 내 친구에게

                제일 고맙고.. 이런 날씨를 허락해준 하늘에도 감사해야겠다

                연륙교가 있는 우리나라 섬중에서 남해는 서해와 동해 어느 쪽 바다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갯벌이 있는 칙칙한 바다도.. 너무 깊어서 검푸른 바다도 아니다 그냥 적당하게 파랗고 예쁜

                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있는 남면은 낚시를 위해서 꽤나 오래 전부터 왕래하던 곳..

                배 타고 먼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큼직한 감성돔을 심심치 않을만큼 만날 수 있는 갯바위가 산재해 있고..

                때묻지 않은 후덕한 인심과 소박한 어촌 풍경 때문에 이 땅에서 가장 아끼고 또 숨기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거의 십년만에 찾은 가천 다랭이마을은 변해도 너무 변해있었다

                한집 건너 하나씩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펜션과 커피하우스 그리고 식당들.. 과거 내가 자주 묵었던 마을 가장

                아래 할머니집은 완전히 헐려서 식당으로 바뀌고..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 없는 유명탤런트 박원숙씨까지

                땅끝인 이 마을까지 내려와 카페를 냈을 정도니 다랭이마을은 이미 예전의 다랭이마을이 아닌 것이다

  

                이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한다는 것은 이젠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은 얼마나 오래 남을까?'               

           

     



  



      남해, 앵강만이 내려다보이는
      월포언덕 위 오막살이 집 하나,
      애초, 아무 것도 내 것이 아니었던 그것
      그러나 잠시 내 것이었다네
      1박에 4만원 일수로 빌려 소유했다네

      휴식은, 빈 의자 등받이에
      세상의 찌든 때를 닦던
      푸른 수건 하나 걸어두고
      유유자적 바라보는 일에 불과하지만
      동터오는 새벽이나 해질 무렵
      언젠가 만선의 황포 돛단배로
      목터져라 내 이름 부르며
      그 언덕으로 돌아올 그대를
      기다리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네

      그러나 다시 나의 휴식은
      빈 의자를 오래 물끄러미 바라보는 일
      그 뿐이었다네
      비워 둔 의자에 마음을 심는 일이
      얼마나 사무치는 일인지
      오래 전 그대의 손을 잡고
      매기의 추억을 노래하던 그것 외에
      아무 것도 생각나는 게 없던
      그날 그 언덕
      이제 다시 그리움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오막살이 집 앞 빈 의자     

       

       

       

      - 김인자,'쓸쓸한 휴식'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동, 월류봉~노근리~와인코리아  (0) 2016.11.04
성삼재, 남원 실상사  (0) 2016.11.04
산청, 남사예담촌  (0) 2016.11.04
일본의 걷고 싶은 길  (0) 2016.09.14
한옥서 하룻밤 보내며 걷기좋은 길 10선  (0) 2016.08.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