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산청, 남사예담촌

by 류.. 2016. 11. 4.
























          오래 된 나무가 서 있는 마당 넓은 집을 만나면 유년시절 잠시 머물었던 외갓집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기억 속의 그 나무가 늙은 감나무였던.. 위 사진의 회화나무나 향나무였는지는 중요치 않다  늙은 나무와

         세월의 때가 묻은 기와와 돌담을 보면서 희미한 기억 속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내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 땅엔 이만큼이라도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된 고가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 

         안동이나 청송과 함양을 제외하면 산청의 남사예담촌 정도.. 


         최대한 찬찬히 보면서 느끼면서..  그렇게 걷고 싶었지만 장안산에서 내려와 해 넘어

         가기 직전 도착하는 바람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날씨까지 춥고 을씨년스러우니 썰렁한 고가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건 당연지사..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좋은 장소라도 때가 중요하다는 사실.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리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옛 절터나 집터를 찾아가 보라
      우리가 돌아보지 않고 살지 않는 동안
      그 곳은 그냥 버려진 빈 터가 아니다
      온갖 나무와 이름모를 들꽃들이
      오가는 바람에 두런거리며
      작은 벌레들과 함께 옛이야기처럼 살고 있다
      밤이 되면
      이슬과 별들도 살을 섞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진 것들을 하나씩 잃어버린다
      소중한 이름과 얼굴마저 까마득히 잊어버린다
      그렇게 많은 것을 잃고 잊어버린 마음의 빈 터에
      어느 날 문득 이르러 보라
      무성히 자란 갖가지 풀과 들꽃들이
      마파람 하늬바람과
      작은 새 풀벌레들과 오순도순 살고 있다
      그 드넓은 풀밭과 들꽃들 위로 지는 노을은
      아름답다
      참 아름답다



      - 김영석, 그 빈 터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삼재, 남원 실상사  (0) 2016.11.04
남해, 금산 & 다랭이마을  (0) 2016.11.04
일본의 걷고 싶은 길  (0) 2016.09.14
한옥서 하룻밤 보내며 걷기좋은 길 10선  (0) 2016.08.23
정선, 하이원리조트 外  (0) 2016.08.1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