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우주같이 파꽃이 피고
살구나무 열매가 머리 위에 매달릴 때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는
걸을 수 있는 동안 행복하다.
구두 아래 길들이 노래하며 밟히고
햇볕에 돌들이 빵처럼 구워질 때
새처럼 앉아 있는 후박꽃 바라보며
코끝을 만지는 향기는 비어 있기에 향기롭다.
배드민턴 치듯 가벼워지고 있는 산들의 저 연둣빛
기다릴 사람 없어도 나무는 늘 문 밖에 서 있다.
길들을 사색하는 마음속의 작은 창문
창이 있기에 집들은 다 반짝거릴 수 있다.
아무것도 찌르지 못할 가시 하나 내보이며
찔레가 어느새 울타리를 넘어가고
울타리 밖은 곧 여름
마음의 경계 울타리 넘듯 넘어가며
걷고 있는 두 다리는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ㅡ김재진,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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