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마을길 등을 환(環)형으로 연결해
오는 2011년까지 완공 예정인 국내 최초 장거리 도보 트레일 ‘지리산길’(전체 예정구간 300Km)의
시범구간 약 20.8㎞가 지난 4월27일 개통됐다 이번에 선보인 도보길 중 제1구간인 ‘다랭이길’은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에서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금계마을까지의 10.68㎞로 전체
구간을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1구간의 출발지점인 남원 매동마을에서 해발 700여m의 등구재를 숨 가쁘게 넘어서면 경상도 함양땅에 닿는데
중봉∼천왕봉(1915m)∼제석봉 능선이 뚜렷한 경상도의 첫 마을이 바로 닥종이(한지) 생산지로 유명한 창원마을이다
전북과 도계를 이루며 마을 서쪽을 감싸 안은 삼봉산(1186.7m)∼백운산(902.7m) 사이 등구재는 ‘거북이 기어 올라간
지형’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감나무가 많은 곳이다 판소리 6마당 중 가루지기타령에 등장하는 변강쇠와 옹녀가
마지막으로 정착해 살던 곳도 마천이다
굵직한 두 고갯길 틈에 자리한 창원마을엔 그 고갯길만큼 굴곡진 다랑논이 촘촘하다 남해도의 남쪽끝 남면 가천마을에도
이와 흡사한 다랭이논이 있는데.. 이런 형태의 계단식 논들엔 자투리땅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 농부의 억척스러움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나날이 하늘이 높아가고 다랭이논의 벼들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9월 이맘 때가 지리산 다랭이길을 찾기엔 가장 적기인듯 하다
마천 도마마을의 다랭이논(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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