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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좋아한다
그것도 막걸리로만
아주 적게 마신다.
술에 취하는 것은 죄다.
죄를 짓다니 안 될 말이다.
취하면 동서사방을 모른다.
술은 예수 그리스도님도 만드셨다.
조금씩 마신다는 건
죄가 아니다.
인생은 苦海다.
그 괴로움을 달래주는 것은
술뿐인 것이다
-술/천상병
나는 술을 좋아하되
막걸리와 맥주밖에 못마신다,
막걸리는
아침에 한병 사면
한홉짜리 적은 잔으로
생각날때만 마시니
거의 하루 종일 간다
맥주는
어쩌다 원고료를 받으면
오백원 짜리 한잔만 하는데
마누라는
몇달에 한번 마시는것도 마다 한다
세상은 그런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때는
다만 이것뿐인데
어찌 내 한가지뿐인 이 즐거움을
마다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우주도 그런것이 아니고
세계도 그런것이 아니고
인생도 그런것이 아니다
목적은 다만 즐거움인 것이다
즐거움은 인생의 최대목표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고
밥이나 마찬가지다
밥일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더해주는
하나님의 은총인 것이다
-막걸리/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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