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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모항-왕포-곰소-내소사

by 류.. 2006. 5. 7.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에
        바다를 가두고 사는 까닭을 안다

        바람이 불면 파도로 일어서고
        비가 내리면 맨살로 젖는 바다
        때로 울고 때로 소리치며
        때로 잠들고 때로 꿈꾸는 바다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하나씩 섬을 키우며
        사는 까닭을 안다

        사시사철 꽃이 피고
        잎이 지고 눈이 내리는 섬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별빛을 닦아 창에 내걸고
        안개와 어둠 속에서도
        홀로 반짝이고
        홀로 깨어 있는 섬

        여기 와 보면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꿈의 둥지를 틀고
        노래를 물어 나르는 새

        새가 되어 어느 날 문득
        잠들지 않는 섬에 이르러
        풀꽃으로 날개를 접고
        내리는 까닭을 안다

         

        -이근배,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

         

       

       

       

       

             내게 여행이란 이름 있는 곳을 찾아가 이름 없는 것을 보는 일이다
             하늘과 물과 나무와 길을 보되 하늘과 물과 나무와 길이 아닌 것을 만나는 일이다
             산과 강과 사람을 만나되 산과 강물과 사람 아닌 것을 느끼는 일이다 그리고
             그 끝에 사무치게 기다리는 나 자신을 부둥켜안는 일이다  


       

       

            매번, 포구에 묶여 철학자처럼 사색에 잠긴 빈배를 보며 다음 목적지를 결정하곤 했다

            포구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짐을 풀고 싶은 피안의 다른 이름이었다

            좁은 땅이지만 숨어있는 곳일수록 풍경은 적요하고 사람들의 인심은 눈물나게 따뜻했다

       

       

       

           시간이 귀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에 있다. 그러나 약속 없는 기다림이 그러하듯
           낯선 포구의 모퉁이를 돌때 어디서 본 듯한 한 사람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불현듯 맥박이 빨라지기도 한다면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음을 믿어도 좋다

       

       

            세월의 맛... 남도젓갈   젓갈백반으로 알려진 곰소쉼터휴게소

       

       

        

            3개월 숙성된 어리굴젓부터 2년 곰삭은 갈치속젓까지 9가지 젓갈을 작은 종지에

           조금씩 담아 내온다  그야말로 맛보기로 한 점씩 집어 먹어보는 동안 밥 한그릇이 금세 사라지고...

       

       

       

        

       

            누가 生을 旅行에 비유했던가.

            저물 무렵
            낯선 여행지에 닿아보지 않고 
            누구도 생의 무늬를 안다고 말해선 안 된다
            그대가 젊지도 늙지도 않았다고 자각하는 순간처럼
            낮과 밤은 그렇게 찾아오고 떠난다

       

       

       

      바다를 가슴에 모두 품을 수 있는 그 언덕에 서면 문득 스치는 생각..

      생이 무어 그리 대단한 것인가,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며 두발로 걸을 수
      있는 언덕 하나면 족하지...

       

       


       

       

               나는 누구인가?       

               부처님 나신 날.. 절집 연등앞에서 술냄새 팍팍 풍기며 서있는 나는...

       

               연등을 들고 경내를 도는 스님과 신도들..

               그 뒤를 따르며 석가모니불 대신...도로아미불을 외친...

               나의 정체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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