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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景49

제주 성산포 우도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만들고 바다가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이생진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浜邊の歌(해변의 노래)/나리타 타메조 작곡 2007. 11. 19.
무주 설천봉의 설경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 2007. 11. 18.
울산, 나사리 갯바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한 간절곶 그 옆에 위치한 나사리 해안.. 여름엔 인근의 진하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피서객이 몰려드는 곳이지만.. 늦가을로 접어드는 10월경이면 낚시꾼외엔 사람 구경하기 어려운 호젓한 해안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잘 알려진 나사리 장군바위... 새벽에 그 바위 위에 서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고기가 물어주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2007. 11. 3.
임실 옥정호, 물안개 속의 Angler 가을날 외진 곳에 떨어져 혼자 낚시를 할 때에는 세상에 나 혼자 뿐이기에 마음이 조용하게 가라앉아 생각이 맑아지고 영혼의 눈은 인생을 훨씬 선명하게 본다 인적이 없는 시골길을 혼자 걸을 때..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훨씬 잘 보이는 것처럼.. 2007. 10. 18.
언양 간월재 백두대간에서 빠져나온 낙동정맥이 동해로 꼬리를 감추기 전에 남은 힘을 다해 불끈 솟구쳐 빚어놓은 산군(山群), 영남 알프스. 이 영남 알프스는 최고봉인 가지산 (1,240m)을 비롯하여 운문산(1,196m)·천황산(1,189m)·재약산(1,115m)·간월산(1,083m)· 신불산(1,209m)·취서산(1,092m)등 1천 미터가 넘는 7개의 산과 수많은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가 가지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영남 알프스는 다시 3개의 덩치로 나누어진다 경상남도 밀양과 경상북도 청도를 가르면서 동서로 뻗어 있는 가지산과 운문산이 그 첫째요 석남재와 배내재 사이에 자리잡은 능동산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천황산과 재약산이 그 둘째요 배내재에서 남쪽으로 치닫는 간월산과 신불산·취서산이 세번째다 억새꽃이.. 2007. 9. 30.
구례 사성암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전남 구례군 문척면 오산(해발 500m) 꼭대기에는 사성암이라는 암자가 있다 원효·의상·도선·진각 등 네 명의 고승들이 이곳에서 수도했다하여 ‘사성암’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데.. 볼거리는 사성암보다도 사성암 오르는 길목..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섬진강이다 '산에 들면 산을 모르고 산을 벗어나면 그 산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구례 사성암이 위치한 오산에 오르면 바로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동쪽으론 노고단,반야봉,삼도봉이 뚜렷하고 멀리 명선,촛대봉이 아련하다 동쪽으론 문수리가 아스라이 펼쳐지며 그 오른쪽으로 왕시루봉과 황장산이 능파를 이루며 달리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지리산 최고 전망대인 셈.. 실핏줄 같은 개울 물을 모아 남도의 이산 저산의 뭉툭한 허리를 감돌며 굽이치는 섬진강이 가장 찬란한 빛으로 .. 2007. 8. 31.
하동 악양 평사리 소설가 박경리씨가 대하소설 '토지'의 서두에서 '고개 무거운 벼 이삭이 황금빛 물결을 이루는 들판'이라고 묘사했던 경남 하동군 평사리.. 지리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하동군은 예부터 섬진강의 맑은 물이 선물한 옥토로 유명하다 특히 평사리 무딤이 들판은 80여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논을 자랑하는 풍족한 고장으로 '토지'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동과 구례 사이의 평사리 섬진강변에는 하동 그린 꽃 가꾸기 사업으로 조성한 '평사리 공원'과 대하소설 '토지' 속의 인물들이 살던 집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민속마을이 위치하고 있다 섬진강과 평사리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마을길을 따라 올라 최참판댁으로 가야 한다 최참판댁 웅장한 대문 앞에 서서 드넓은 들판과 굽이굽이 흐르는 강을 발아래 두고 잠시나마 소설.. 2007. 7. 4.
삼척 갈남항의 새벽 동해 7번 국도변의 숨겨진 진주같은 아름다운 마을 갈남리(삼척시 원덕읍)... 갈남포구를 둘러싸고 있는 갈매기섬(월미도)와 크고 작은 그림같은 갯바위들... 그리고 그것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7번국도... (월미도 좌측 바위섬에서 두어번 낚시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동해바다 어디에서나 일출을 볼 수 있겠지만.. 갈남바다에서 바라보는 해돋이풍경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나는 갈남의 새벽이 너무 좋다 어둠 속에 숨어있다가 떠오르는 해와 함께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자그마한 포구 인근 장호항이나 용화해수욕장에 비해 한적하지만... 훨씬 빛나는... 동해 고속도로 해지기 전에 닿아야 한다 액셀레이터를 밟으며 박 대리는 졸음을 쫓기 위해 오징어를 씹고 나도 무슨 말인가를 연신 지껄여야 했다 길은 부드.. 2007. 6. 27.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가천 다랭이마을.. 남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식 논과 밭.. 한뼘의 땅일지라도 생명처럼 일굴 수밖에 없었을 가난... 비탈마다 일구어 낸 척박하고 고단했던 삶의 흔적들.. 험한 돌산이 논이 되고 밭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이 바쳐졌을까? 땀은 고통이나 그 열매는 아름답다 2007.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