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가장 춥다는 소한이지만 추위는 없고 을씨년스러운 겨울비만 뚝뚝 떨어진다
제철 맞은 백합조개.. 죽이나 칼국수를 먹겠다고 진봉면의 심포항을 찾았으나..
궂은 날씨 때문에 조업을 못 했는지 선착장에도 식당에도 백합이 보이질 않는다
심포항 바로 옆 봉화산 망해사(望海寺)를 한 바퀴 돈 후..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 낙지와 백합이
들어간 칼국수를 먹었다 전라도는 어지간하면 못 먹을 정도로 맛없는 식당이 없는데..
이 집은 맛이 더럽게도 없었다 먹는둥 마는 둥 몇 젓가락 집다가 나왔다 군산 이성당에 들러
어머니 드릴 단팥빵 10 개를 사서 귀가..
새만금방조제가 생긴 후 망해사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다(담수화 되었으니)
절도 예전 같은 정취는 사라졌고 전망대에서 바라봤던 찬란한 서해 일몰도 전 같지 않아서인지
전망대 건물이 낡아서 칠이 다 벗겨져 있었다 사람이 전혀 찾지 않는 폐가같은 분위기..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신경림시인의 '떠도는 자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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