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라
잘 가거라
너는 이미 나의 과거다
가는 길에
더러는 눈발이 어깨를 적시고
눈물이 네 발목을 잡을지라도
뒤돌아 보지도 마라
가서
지느러미를 물살에 풀어놓고 살거라
깊고, 넓은 것이 세상이다
세상은 사랑할수록 아름답다지만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도 있다
너를 사랑하지 않기 위하여
가슴을 집어 뜯으며 흘렸던 눈물,
이제는 보내마
강가에 얼어붙지도 말고
내 마음에 스며들지도 말거라
흐르는 것이 몸이고
움직이는 것이 마음이다
가서 급류에 휘말리지 말고 살거라
심장이 멈출 때까지
내 손금에 쥐어진 과거,
너는 이미 나를 흘러갔다.
겨울 강가에서/이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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