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을 잡기 좋은 계절이다
손을 잡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눈동자속에 들어 있는 자기 자신을 보아야 한다
나의 모습은 결국 타인의 눈동자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곁에 있는 사람이 견딜 수 없이 소중하다
그래서 가을에는 눈동자가 맑아지고
그 눈동자에 바다를 담아오는 사람이 많다
하늘을 담아오는 사람이 많다
가을 눈동자 보다 넓고 깊은 우주는 없다
가을은 길다
시간은 시계바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의 느낌이고
살아가는 동안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가을은 사계 가운데서 제일 긴 생의 선물이다
나뭇잎 하나를 강가에 띄우고
내가 볼 수 있는 가장 먼 곳을 본다
그곳은 바로 그대가 있는 곳이다
그대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천천히 움직이는 별의 발자욱 소리가 들린다
멀리 아주 멀리..........
원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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