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오늘 나는 또 하나의 꿈을 꾼다
그것은 이곳 바닷가 어딘가에 개펄이 잘 보이는 장소를 잡아 쓸쓸한 여행자의 영혼이 하룻밤 쉬어갈 수 있는 집을 하나 마련하는 것이다
그곳에서 여행자는 또 다른 쓸쓸한 영혼들과 함께 세상에서 무참히 패배한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이 못다한 일들과 미련들과 연민들에 대해서 함께 얘기하고, 개펄냄새를 맡고 라면식사에 소줏잔을 기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가 뜨면 11년전의 나처럼 알 수 없는 生의 온기를 느끼며 세상속으로 그 만만찮은 벽위로 힘차게 부딪쳐 나갈 용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그런데 이상하다 어쩌면 이 꿈은 이루어질 것만 같다
-곽재구, '포구기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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