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바다에 섰다.
물결 깊숙이 숨어 있던 침묵들이 일어나
나의 귓가에 매달리며
겨우 달래 놓은 바다를 깨우고 있다.
멀리 돌아앉은 섬.
등대 푸른 의식이 절망으로 무너질 때
그들은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뒤로 노을을 지운다.
외면해도 따라오는 나의 그림자.
언제나 내가 먼저라고 말하지 못하고
파도들이 순서대로 달리는 걸
따라 달리고 있다.
침묵 속에 흔들리는 바다만이
나와서 자신을 말할 수 있고
물결은 그래도 흘러갈 뿐
어디서 멈출지 알지 못한다.
흔들리는 바다에 섰다
서정윤
♬ Ernesto Cortazar - Blue Wa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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