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 힘들어라.
내 젊은 날은
왜 그리 말도 없이
훌쩍 날 떠난 건지.
청춘 옆에는
시든 풀잎과 낙엽이 가득 실린
기차가 늘 대기 중이었던가.
바람처럼 빠르고 긴 기차가.
지금 봄에서
진달래와 개나리 내리고
내리자마자
돌아와 연인 찾듯
앞다투어 피어나는
벚꽃의 떠들썩함.
정작 어느 겨울인가 떠난
그대도 안 오고
내 청춘도 끝내 안 돌아오고
폐쇄된 간이역 같은 내 마음은
지금까지 폭설 중
가버릴 양이면
사랑이나 그리움 같은
분홍진 것들 전부 데리고
영원히나 가버릴 것이지
청춘이 지나간 뒷자리엔
쓸모없는 봄만
가득히 도착한다.
김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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