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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by 류.. 2016. 8. 9.

 

 

 

가끔 내가 사는 집의 윤곽이 흐려질 때가 있다.
저녁이 오고, 짙은 안개 내린 거리에
이른 가등街燈이 한 송이씩 피어나고
하루의 안식을 구하던 빈 손들이
이 거리의 사람들의 팔에 가까스로 매달리고
숨는구나, 모두들 어디론가 말 없이 숨어서
끝내 눈물 참고 견디며 서로 한 잔의 술을 권하는구나 
    
몇몇 사람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살아 있는 자들의 불 켜진 집들도 모여
해진 뒤 쓸쓸함을 한 잔씩 하는구나
내가 돌아갈 곳은
아, 어디에?


장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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