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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서천 부사호

by 류.. 2013. 2. 21.

 

 

 

 

 

 

 

 

 

 

 

 

 

 

 

 

 

 

 

 

 

 

 

 

 

 

 

 

 

 

 

 

오늘은 너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나도 하루쯤은 너에게서 벗어나

단풍나무 아래 벤치에서 책도 읽고

저녁 무렵엔 조용히 길을 나서

아주 매운 낙지도 먹고 심야 영화도 한 편 보고 싶다

영화가 끝나면 밤하늘의 별을 세면서

새벽길을 걸어 동해에 닿고 싶다

그 푸른 물결 위에 누워 마음껏 소리 지르며

갈매기 떼처럼 천방지축 놀고 싶다

그리고 소주에 취한 채 고래 등에 몸을 싣고

물길 흐르는 대로 먼 항해를 떠나고 싶다

그렇다고 너에 대한 나의 기다림이 병들어

바다에, 세상에 벌렁 누워버린 것은 아니다

너를 기다림에 있어 내게 다소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바다에 누워, 구름 위에 누워 생각했다

아마도 너는 내가 기다림에 지치다 못해

포기하려 할 때쯤 올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야 너의 체면이 서겠다는 짐작이 들었다

그만큼 나에 대한 너의 생각도 깊어갈 것이다

결국 나의 기다림은 사랑에 대한, 세상에 대한

나의 욕심을 비워가는 일일 것이다

아니, 기다림 그 자체를 비워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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