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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안 변산마실길 18km

by 류.. 2009. 8. 30.

       

       

       

       

       

       

       

      지난 21일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이사장 신정일) 회원 100여명과 전라북도 및 부안군 관계자 등 총 1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변산 마실길 1구간 개통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또 다른 명품길을 준비하고 있는 강화도에서도 공무원을 파견, 길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변산 마실길 1구간은 새만금 전시관에서 시작해 변산과 고사포 해수욕장을 지나 적벽강과 수성당,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까지 18km에서 이른다.

       

      이 길은 오는 12월 개통되는 새만금 방조제와 연계되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새만금 일대를 둘러본 관광객들이 차를 주차한 후 곧바로 걷기에 돌입할 수 있는 것. 접근성이 좋아 누구나 맘만 먹으면 쉽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한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끼고 돌며, 한때 군인들이 해안을 경비하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 이동했던 통로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도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산 속을 걷기 때문에 파도소리를 들을 수 없고, 제주 올레는 숲이 적어 햇빛이 강렬할 때는 걷기에 부담이 된다. 하지만 변산 마실길은 해안선을 따라 적당한 숲길을 걷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변산 마실길은 총 5구간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새만금 전시관에서 변산해수욕장, 하섬이 있는 원광대수련원, 격포, 솔섬, 모항, 왕포를 지나 내소사로 이어진다. 내소사를 거쳐 다시 바닷길로 나온 후 고려청자 도요지가 있는 진서리를 지나 곰소항에 닿고 선운산 소요산을 건너다보는 줄포만을 따라 우반동에 이른다.

       

      마을굿이 유명한 우동리를 지나 개암사 인근의 호벌치 전적지에 이르고, 상서를 지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서면 구암리 고인돌군을 지나면 다시 새만금 전시관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전 구간 길이는 100여km다.

       

       

      길은 경치도 좋아야하지만 무엇보다도 이야기꺼리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변산 마실길은 더 없이 멋진 길이 될 수 있다.

       

      이번 마실길 개통에 앞장선 신정일 우리땅 걷기 이사장은 특히, 조선시대 혁명가이자 문장가인 허균과 ‘반계수록’의 저자 실학자 유형원이 살았던 우반동을 최고의 스토리텔링 후보지로 꼽는다.

       

      신 이사장은 “허균은 조선시대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우반동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풍류마을을 만든다면 더없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완전 개통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사람의 출입이 없던 곳은 통행이 자유롭도록 길을 닦아야 하고, 이정표도 세워야 하며, 지나는 길의 쓰레기 등 저해요소들도 치우거나 정리해야 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점이다.

       

      최근 지리산 둘레길 2구간 중 벽송사에서 송대마을에 이르는 길이 폐쇄되고 이정표가 사라진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소문난 명품길을 걷게 노라며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몇 시간을 산속을 헤매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길 인근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을 무단으로 채취해가면서 피해사례가 늘어나자, 마을 사람들이 이 구간을 막아버리고 이정표를 모두 뽑아 버렸던 것이다. 길의 중간이 끊어져버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의 상품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변산 마실길도 그럴 수 있다.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거치지 않고 걷다보니 어쩔 수 없이 주민들이 기르는 농작물 인근을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처음이라 괜찮지만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온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부안군에서 각별히 신경써야하는 부분이다.

       

      명품길을 만들겠다며 무분별하게 인간이 손길을 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길은 청결하게,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살리는 게 최선이다.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가 명품길을 만들겠다며 2km 거리에 5억이라는 돈을 쏟아 부으면서 흙길을 포장하고 나무를 베어내고 난간을 설치하는 등 필요이상의 조처를 취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런 길은 더 이상 좋은 길이 아니다. 그냥 통행로일 뿐이다.

       

       

       

       

      신 이사장은 “길 만드는데 수억씩 돈 들이는 건 온당치 않다”며 “뭔가를 새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길에 담긴 다양한 사연들을 제대로 조명해낼 수만 있다면 변산 마실길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더없이 좋은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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