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태양은 서쪽으로 간다
이 많은 세월 동안 그 많은 태양들이 서쪽으로만 갔다
달 또한 서쪽으로 다
태양과 같이 지치지 않고 서쪽으로만 갔다
해와 달이 찾아가는 서쪽
어제도 옛날도 서쪽으로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서쪽에는 무슨 기찬 세상이 있는지
고무공처럼 튀어 오르던 일출의 동쪽
그 동쪽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서쪽으로 떠가서
황홀한 빛으로 가라앉곤 하였다
사는 일은 그 누구도 서쪽 찾아서 가라앉는 도정일까
아니면 그림자 길게 눕히고
선홍빛 그리움 노 저어가는 조각배처럼
서쪽에 김 서려 있는 꿈과 희망을 찾아
하루도 빼지 않고 만나러 가는가
그리운 세상을 강물처럼 흘려보내는 일로
서쪽은 내 생각 속에서 한 번도 잠들지 않았다
찾아간 日月들을 고스란히 받아 안아
정녕 눈 맞추고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는 것이리라
-그리운 서쪽/김종
많은 흘러가는 것 속에 내가 있다
흘러가는 것 속에 내가 있다면, 중심이나 축도 분명 이동하고 있으리라
그러나 어디까지 그건 추축일뿐이고 추측만으로
축의 이동이 어떤 형태로 자리바꿈하는지 점칠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 적다
많은 사람들이 앞서서 그렇게 살았고 또 그렇게 살아갈 것이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단지 내 자신에 대해서조차
미래도 과거도 말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러니다
그냥 흘러가는 것이라고 정의 하기엔 답이 아닌 줄 알지만
그렇다고 어쩌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어딘가로 흘러가고 앞으로도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그곳이 어딜까 더는 질문하지 않기로 한다
가을인가 싶더니 어느새 마지막 가을이 불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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