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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풍의 사랑노래

류.. 2008. 2. 18. 20:27






        버클리풍의 사랑노래........황동규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달기도 아니고
        사랑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 놓고
        마음보다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쪽을 향해 창 조금 열어 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노란 유채꽃이 땅의 가슴 언저리 간질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겁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