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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사진 나를 떠나간 것들은 수없이 많았다 강물처럼 흘러간 것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것들, 내곁에 한참이나 머문 것들도 더러 있었지만 결국 그것들도 때가 되면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매번 나는 안타까웠고 슬펐다 잡으려 할 수록 떠날 시기만 앞당겨졌을 뿐이었고 잡으려 할 수록 그것들은 더 멀어져갈 뿐이었다 세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랑도, 청춘도, 마찬가지였다 내곁에 머물게 할 수 있는 것이 이 세상 어디 있으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들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 떠나간 것들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지말라 행여 소식이라도 전해올까 기웃거리지 말라 전화기도 꺼 두고, 이메일도 열어 보지 말라 한 번 떠나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난 것들이 다시 돌아오는 법은 없다 - 떠나간 것들은 돌아오지.. 2020. 6. 18.
상실수업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이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둥바둥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 같은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비바람 불어 흙탕물을 뒤집어썼다고 꽃이 아.. 2018. 6. 18.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세월은 가는 것도 아니고 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우리가 시간이라는 틀 속에 감금되어 세월 속을 가고 오고 할 뿐이라고 하는군. 그런데 우리는 그 안에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기도 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도 믿으면서 계속 바보스러운 말을 함부로 해온 것은 아닐지. 폭풍처럼 열정적인 사랑도 인간이라면 1년 반을 지속할 수가 없다고 하고, 강렬한 사랑 뒤에 오는 책임감조차 3년을 갈 수가 없다고 하네. 그 다음은 모두가 인내심일 뿐이라는군. 강렬한 사랑에서 오는 기쁨은 대뇌의 특정 부분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옥시토신과 엔도르핀 같은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어 혈류 내에 그 호르몬이 늘어난 결과이고, 그래서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피부나 몸의 장기에까지 좋다고 하네. 그런데 그 신비로운 감정이, 그 호르몬.. 2018. 5. 6.
길을 잃고 든 생각들 사는 동안 아주 낯익은 것이 갑자기 다른 것으로 느껴진다든가, 너무나 익숙한 곳이 처음 와보는 곳처럼 여겨지는 경우는 허다 하지만 실제로 너무나 잘 아는 길에서 헤매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어진다. 이런 나를 믿고 어찌 살 것인가, 과장된 회의마저 든다. 문득 진짜 내가 그 길을 잘 알고 있었는가? 내가 잘 안다고 여기고 있는 그 사람을 진심으로 내가 잘 알고 있는가? 하는 반문이 생긴다. 그런가? 정말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가? 그 길을? 그 사람을? 그 일을? 신경숙 에세이 '자거라, 네 슬픔아' 중에서. 2017. 11. 2.
夏美のホタル 夏美のホタル (나쓰미의 반닷불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며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리사와 아키오. 베스트셀러 작가인 그의 힐링 소설 중에서도《나쓰미의 반딧불이》는 단연 수작으로 꼽힌다. 깊은 산골 외따로 서 있는 작고 허름한 가게 ‘다케야’. 그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야스 할머니와 아들 지조 싱고와 나쓰미는 우연히 발길이 닿은 ‘다케야’의 별채에서 여름을 지내기로 한다. 이렇게 눈부시도록 푸른 산골 마을에서의 설레는 하루하루가 시작되는데……. 《나쓰미의 반딧불이》는 자극적인 사건도 특별한 악인도 심한 갈등도 없는 ‘착한 소설’임에도 무료함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 갈 수 있다. 아름다운 정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섬세한 묘사와 누구나 그리워할 만한.. 2017. 7. 7.
마테호른(Matterhorn) 마테호른(Matterhorn,4,478m) 알프스의 3대 미봉 중 하나(융프라우와 몽블랑)이자.. 그랑드조라스(4,208m),아이거(3,970m)와 함께 알프스 3대 북벽중 하나라 알피니스트에겐 성지와 같은 곳이다 잘 알려진 노스페이스라는 상호는 바로 알프스의 3대 북벽을 뜻하는 것.. 하얀 거미 아이거 북벽은 높이가 무려 1,800m나 되는 직벽이라고.. 알프스에는 호른(horn)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들이 유독 많은데 호른은 '뿔'이나 '봉우리'를 의미한다. 마테호른은 '초지의 뿔' 융프라우(4,166m)는 '젊은 처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4,810m)은 '하얀산'이란 뜻. 알프스로 트레킹을 떠난 친구에게서 오늘 따끈따끈한 마테호른 사진을 카톡으로 받았는데.. 사나워보이는 알프스보다 소박한 이땅.. 2017. 7. 1.
비밀과 거짓말 중에서.. 촌놈들은 대개 새롭다거나 특이한 것에 약하다. 이것저것 많은 일에 호기심과 흥미를 갖지만 그것들 끼리는 아무 계통도 일관성도 없다. 감탄도 쉽게 하지만 실망하는 것도 금방이다. 사람 모여있는 곳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귀가 얇아 필요 없는 물건을 잘 산다. 자신은 언제나 부정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의 호객꾼이나 신비의 정력제 따위를 파는 약장수에게 백퍼센트 성공을 보장하는 표적이 된다.또한 뭔가에 빠져 있을 때는 그것을 자랑으로 하는 것으로는 모자라 남들까지 끌어들이지 못해 안달하는 것이 촌놈이다. 밤늦게 술자리로 사람을 불러내는 단순한 방법으로 우정을 시험하는가 하면, 특히 여자 앞에서는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들켜버리는 조울증 환자이다.뭐든 한가지를 알았다 싶으면 곧바로 전파에 나서는데 거기에 대해.. 2017. 3. 27.
일본의 우동 우동은 일본의 대표적인 면 요리이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만든 통통한 면을 익히고 다양한 고명을 올려 먹는다. 지역과 먹는 방법, 곁들이는 재료(유부, 파, 미역, 덴푸라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일본에서 면 요리의 시작은 나라 시대(奈良時代, 710~794)로 거슬러 올라가며 우동은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 1336~1573)에 밀가루를 제분하는 기술과 기리면제법(切り麺製法, 밀반죽을 자르는 기술)이 보급되면서 급속히 발달하여 대중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늘날에는 우동 전문점이나 체인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우동 요리를 접할 수 있으며,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생면, 건면 또는 데친 면, 컵면 등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 우동의 어원아오키 마사루(青木正児)의 『혼둔(곤동)의 역사(饂飩の歴.. 2016. 6. 24.
술과 담배, 여자의 공통점 10가지 1. 중독이다. 2. 안 보면 자꾸자꾸 생각난다.(특히 비오는 저녁에) 3. 과하면 몸에 해롭다. 4. 많든 적든 돈이 필요하다.(담배 담배) 8. 하고 나면 반드시 댓가가 따른다. 9. 처음에는 호기심에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끊지 못해 하는 경우가 많다. 10 몸을 생각하면 순한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 세가지를 한번에 끊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술과 담배의 해악은 그것이 필요하지 않을 때도 찾게 되는 중독성에 있다 여자도 마찬가지 2016.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