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311 비가 내리는 날에는.. 비가 내리면 몰래 밖으로 나가 슬그머니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맨발에 운동화 차림이어도 당장 목적지가 없어도 좋습니다. 가다보면 저녁쯤엔 필시 어딘가에 닿겠지요 비가 내리는 날엔 바다든 산이든 어느 낯선 소읍이든 한가지 톤으로 제 무게를 빼고 떠 있습니다. 모든 풍경들이 감광지를 통해 내다보는 세상처럼 아득한 거리를 두고 자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은 허름한 시골 식당에 앉아 김치전에 흰 막걸리를 마시고 싶습니다 혼자여도 그만입니다 유리창 밖으로 내다 보이는 풍경처럼 나 또한 스스로 가라앉아가면 그뿐입니다 비 내리는 날. 떠날 수 없다면 누군가를 불러내 포장마차에 앉아 장어구이에 소주를 마시는 것도 그럴듯 합니다 포장마차는 누군가 둘이면 좋겠고 말 없는 친구이면 더욱 좋습니다 딱딱하고 좁다란 나무 .. 2021. 10. 3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