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류.. 2017. 3. 1. 20:23

 

 

 

 

 

벚꽃 소리 없이 피어 몸이 몹시 시끄러운 이런 봄날에는 문 닫아걸고 아침도 안 먹고 누워있겠네 한 그리움이 더 큰 그리움을 낳게 되고 그런 그리움을 누워서 낳아보고 앉아서 낳아보다가 마침내는 울어버리겠네 소식 끊어진 그 사람 생각하며 그러다가 오늘의 그리움을 어제의 그리움으로 바꾸어보고 어제의 그리움을 땅이 일어나도록 꺼내겠네 저 벚꽃처럼 아름답게 꺼낼 수 없다면 머리를 쥐어뜯어 꽃잎처럼 바람에 흩뿌리겠네 뿌리다가 창가로 보내겠네 꽃이 소리 없이 사라질까 봐 세상이 몹시 성가신 이런 봄날에는 냉장고라도 보듬고 그녀에게 편지를 쓰겠네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김영남

 


수저같이 
아귀같이 
푸른 잎들 새로 돋는 봄날에  
하루 종일  
우두커니 
부엌 창 앞에 서서 
쏟아지는 물 잠그지도 못한 채 서서 
두 손 떨군 채 낮고 작은 창 내다보다  
핑 눈물이 도네     
노란 봄 스웨터 환한 색깔옷들 아무리 가져다 입어도  
낡은 겨울 검정 외투처럼  
스스로 무겁고 초라해서  
       
살아와 지금껏 
단 한 번도 누군가 잘.있.는.지. 물어봐주지 않은 듯  
어떤 날에는  
자꾸 눈물이 나서  
잘.있.는.지..... 자꾸 눈물이 나서.....    


-어떤 날에는/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