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룡산 상신식당

류.. 2010. 1. 9. 18:52

 

 

 

 

 

 

  

 

      눈이 내린다
      오던 길 지워버리고
      돌아갈 꿈 꾸지 말라고
      어머니 탯줄을 떠나듯
      뒤돌아보지 말라고
      눈 내린다 길을 떠나
      길 아닌 길 위에서 길 잃고
      나마저 지우며 눈이 내린다
      내가 지워진 다음에 오는 것
      무엇인가 묻지 말라고
      앞산도 집들도 그리운
      사람들도 지워버리고
      눈 내린다 비로소
      내가 나의 길이 되어
      길 밝혀 가라고
      눈이 내린다
      어느 눈 그친 새 세상
      길 잃어 스스로
      길이 된 사람들 함께
      지친 어깨 기대고 나란히 가라고
      온 세상 지우며 눈이 내린다


      -복효근, '눈길,청학동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