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류.. 2009. 6. 7. 23:15

 

 

 

    바닷가 횟집 유리창 너머
    하루의 노동을 마친 태양이
    키 작은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잠시 쉬고 있다
    그 모습을 본 한 사람이
    '솔광이다!'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좌중은 박장대소가 터졌다

    더는 늙지 말자고
    '이대로!'를 외치며 부딪치는
    술잔 몇 순배 돈 후
    다시 쳐다본 그 자리
    키 작은 소나무도 벌겋게 취해 있었다
    바닷물도 눈자위가 불그족족했다



    허형만